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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팰리스 가족여행 후기와 정보 정리 본문

여행 후기

임페리얼팰리스 가족여행 후기와 정보 정리

디언빈수 2022. 2. 6. 17:37

두 아들 녀석들과 함께 세부 임페리얼 팰리스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에 고민도 많았고, 준비하면서 여기저기서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혹시 저처럼 아이들 데리고 가면서 염려하시는 분들 계실까 싶어 받은 도움드리고 싶은 마음에 후기 올립니다.

 

1. 출발

대한항공으로 저녁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장어덮밥이랑 치킨덮밥이 나왔는데, 치킨 덮밥 잘 먹고 창 밖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PMP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파워레인저’랑 ‘포켓몬스터’ 엄마 아빠와 세대공감(?) ‘로봇 태권브이’를 담아가서 비행 내내 엄마 아빠 편안할 수 있었습니다. 뒤에 또 말씀드리겠지만 PMP는 이번 여행, 특히 호텔방에서 엄마 아빠에게 자유시간을 선사해 준 1등 공신이랍니다.

 

 

2. 도착

세부 현지 시간 밤 10시 45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밖으로 막 나오자마자 느낀 점은 훅~하고 더운 바람이 코와 입을 막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원하다는 거였습니다. 인천 공항 출발할 때 아이들에게 입혔던 긴바지를 그대로 입히고 있어도 괜챦겠다 싶었는데, 허술하긴 해도 나름 공항(?)인지라 에어컨 때문에 잠시만 시원했던 모양입니다. 공항에서 입국심사받으면서 땀이 흐리기 시작합니다. 짐 찾아서 아이들 옷을 갈아입히실 수 있다면 공항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옷을 갈아 입히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희는 세부공항에서 임펠까지 왕복으로 픽업 서비스를 신청해 놓아서 입국장(진짜 손바닥만 합니다) 앞에서 <임페리얼 팰리스>라고 푯말을 든 사람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찾아가서 이름을 이야기하면 명단에 동그라미 치고 옆에 잠시만 기다리라고 합니다.

 

한 5분 기다리면 우리 짐 다 이고 끌고, 소나타 같은 세단형 차로 이동해서 차를 탑니다. 임펠에서 운행하는 호텔 택시라는데 에어컨 정말 빵빵합니다. 15분 정도 달리면 고대하고 고대하던 임펠에 도착하는데, 가는 내내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은 정말 말로만 듣던 우리나라 60~70년대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날이 토요일 밤이라 그래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을에 야외에다가 싸이키 조명을 단 나이크클럽(?)을 설치해놓고 밖에서 술도 마시고, 웃통 벗은 청년/아저씨 들은 거리를 방황하고,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여하튼 신기한 풍경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차가 임페리얼 팰리스 정문에 들어가면 SECURITY라는 글자에 총을 든 경비원이 차를 세우고, 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검문을 합니다. 밑에 거울 달린 막대기를 들고 와서 차 바닥을 훑고 트렁크를 열고.. 나중까지도 이 검문검색은 호텔 안에 투숙하면서 참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 좋은 모습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3. 호텔 체크인

호텔 직원 말대로 투숙객 중 한국인이 약 70~80% 정도를 차지해서 그런지 임페리얼 펠리스 내 프런트, 식당, 비즈니스 센터 등 거의 모든 장소에 한국인 직원들이 거의 한 명 이상씩은 배치되어 있습니다. 현지 직원들도 인사할 때는 항상 '안녕하세요' 하고 우리말로 인사하고 지내다 보면 이게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집니다. 직원은 우리말로 인사하고, 우리는 헬로~하고 인사하고.. ^^;

예약한 대로 스위트오션뷰 (침대 1개, 퀸사이즈) 방을 배정받고 방으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서부턴 아이들도 땀이 비 오듯 흐르기 시작합니다. 프런트 데스크에서 나와 방으로 이동하는 2층 길은 창문으로 막혀 있지 않아 많이 덥지만 밖으로 보이는 푸른색 수영장의 이국적인 풍경에 그다지 힘들진 않습니다. 호텔방 입실 11시 30분.

 

 

4. 취침

간단히 샤워시키고, 내복입혀서 안 자겠다는 애들 으르고 얼러서 간신히 재우기 시작했습니다. 열대 지역이긴 하지만 방에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 아이들은 자기 전에 꼭 얇은 내복을 입혀야 합니다. 물론, 방 온도 조절도 가능하지만, 내복을 입히지 않을 정도로 하기엔 방이 너무 더워서요. 이불이 두껍기도 하니까 그냥 칠부 내복 정도만 입혀도 저희 애들은 무방하더군요.

취침 12시 15분입니다.

 

 

5. 기상 및 아침식사

저희는 조식만 포함된 예약을 했는데 역시나 듣던 대로 훼밀리아 뷔폐 식당은 훌륭합니다. 서빙하는 현지 직원이나 요리사들이 안 보인다면 그냥 우리나라 여느 호텔의 저녁 뷔페 정도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김밥류(유뷰초밥), 김치볶음밥, 김치전, 김치찌개, 김치, 불고기, 죽(전복죽, 닭죽), 된장국은 아침마다 늘 있었고요. 나머지 음식들이나 과일들도 꽤 먹을만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들 두 녀석 뒤치다꺼리하다 지쳐서 식당에서 늘 탈진해서 나오기 일쑤였습니다. 식당에서 탈진이라.. 아이러니죠..

 

식사시간 오픈은 6시부터 10시까지인데, 사람들은 늘 8시 반부터 10시까지가 가장 많습니다. 느지막히 일어나서 여유 있게 오는 사람들인데, 다행히 사람이 많다고 음식 리필이 없다던가 하지는 않습니다. 직원들도 친절하고요.

 

어린이용 Highchair 요청하면 알아서 잘 가져다줍니다. 단지 이 의자가 국내에서 보던 것들하고 많이 달라서 아이들이 밥 먹기에 참 불편합니다. 그냥 떠 먹여주고, 아이들 꼼짝(?)도 못하게 잡아두기엔 제격인데 저희 둘 째처럼 혼자서 숟가락질/ 포크질 할 줄 아는 아이들은 의자 앞부분이 너무 길어서 식탁이 먼 관계로 먹기가 불편합니다.

나올 때, 방에 올라가서 먹으려고 아이들이 요구르트를 손에 각각 한 개씩 쥐고 나왔는데, 식당 문 앞에 있는 한국인 여직원이 잡더군요. 반출 안된다고... 가급적 안에서 드시고 나오거나, 아니면 미리 손가방 준비하셔서 가방 안에 넣어 나오셔야 할 듯합니다. 저희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먹고 나올까 하다가 내일 2개 먹기로 하고 직원 손에 두 개 다 쥐어주고 나왔습니다.. ^^;

 

 

6. 수영장으로 이동

아이들 성화에 밥을 먹고 나자마자 바로 수영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해가 얼마나 뜨거운지 지난번에 가봤던 괌이나, 푸껫보다 훨씬 햇빛이 강렬합니다. 오전 10시경부터 12시 정도까지 겨우 2시간 물에서 놀았을 뿐인데 저녁에 따갑다고 할 정도로 팔과 다리가 많이 탔습니다. 아이들이나 아빠인 저나 모두 반팔 상의를 입고 갔었는데도 긴팔 없이는 힘들더군요. 나중엔 할 수 없이 아얄라 몰까지 나가서 토시처럼 생긴 스프츠 의류를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캡이든 모자든 꼭 착용하시고, 가급적 팔을 모두 가릴 수 있는 긴팔 옷(래시가드)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도 필수입니다. 수영장에선 흡사 한국 수영장처럼 여기저기 올라앉은 안전요원들의 호루라기 소리가 지속적으로 삑삑거리긴 하지만 비교적 친절합니다. 풀에 신발(아쿠아슈즈이건 그냥 샌들이건)을 신고 들어갔거나, 일반 T셔츠를 입고 들어온 경우가 주 단속(?) 대상이고 대부분은 그냥 노는 아이들이 안전한지 지켜보고, 웃으면서 ‘헬로~’ 인사하는 수준이 다입니다. 미리 준비들 많이 하고 오셔서 그런지 일반 T셔츠 입고 풀 안에 들어온 분들은 거의 없더군요.

 

아이들이 노는 키즈풀은 다른 데 보다 안전요원들이 많은 3명이나 앉아서 100평 정도 되는 동그란 풀을 지켜보고 있어서 안심입니다. 3명이서 각 사이드를 맡아서 지켜보다 보니 사각지대가 없고, 또 그러다 보니 엄마 아빠들은 놀 때는 놀아주더라도 그 앞에서 편하게 앉아 쉴 수도 있습니다. 음식은 풀 옆 벤치에 반입이 된다 안된다 말이 많았는데, 저희의 경우에는 전혀 터치가 없더라고요. 한국에 있는 홈플러스에서 개당 4,800 원하는 걸로 확인하고 갔던 망고를 세부에서는 개당 45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사서, 많이도 먹었습니다. 아이들 먹을 거라서 말은 안 한 건지 저희는 과일/과자/음료수 뭐 가리지 않고 싸 갖고 나가서 먹었습니다.

 

2시간만 땡볕에서 놀아도 아이들이 밤에 따가워할 정도로 탑니다. 꼭 모자 씌우고, 긴팔 옷 입히시고 자외선 차단제 발라줘야 합니다.

 

성인용/어린이/유아용 구명조끼는 굴러다니는 걸 주워 써도 되고, 대여소에 가서 방 번호 불러주고받아와도 됩니다. 차이점은 굴러다니는 걸 주워왔으면 물놀이 끝내고 방에 갈 때도 마찬가지로 그냥 아무 데나 던져두고 오면 되고, 빌려왔다면 다시 반납해야 하는 거겠죠? ^^;

유수풀에서 놀 때는 아이들의 경우,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으면 안전요원이 와서 엄마나 아빠의 서명을 받아갑니다. 귀찮아서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서 여기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는 임펠에서 책임지지 아니하는 뭐 그런 내용인 것 같았습니다.

 

어찌 됐건 6살, 4살이면 구명조끼 입히시는 게 안전하고요. 유수풀은 전체 깊이가 동일하게 1M라서 그다지 위험하진 않지만 5살 미만의 아이는 물을 먹기에도 딱 좋은 수심이기도 합니다. 주의하시고요. 두 명이서 타는 커다랗고 긴 튜브도 있고 같은 재질의 1인용 튜브도 널려 있습니다. 재미있게 탈 수 있고요. 유수풀 중 한쪽 지역엔 파도풀을 흉내(?) 낸 곳도 있어서 심심하긴 하지만 나름 파도타기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물총도 가져가시면 재미있게 노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유수풀이 워낙 느리고 얕아서 – 파도도 말이 파도지 그냥 일렁이기만 하거든요- 떠다니기만 하면 재미가 없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마트에서 파는 좀 커다란 물총을 2개나 가져가서 유수풀 떠다니면서 물총 싸움을 했거든요. 가져오지 않은 다른 여러 분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는…. ^^;

 

호텔 워터파크 바닥은 아침부터 뜨거운 햇빛으로 달궈져서 미취학 어린이들이 맨발로 밟고 걸아다니기에는 보도블록, 길들이 너무 많이 뜨겁습니다. 꼭 아쿠아슈즈 가져가셔서 물 밖에서는 신고 다닐 수 있게 해 주셔야지 안 그러면 엄마 아빠들이 애들 내리 안고 다니셔야 합니다. 또 어린이 풀 옆에는 화장실이 없어서 이거 꽤 귀챦습니다. 여자아이들은 힘드시더라도 일일이 화장실로 데리고 다니시거나 아니면 수영장에서 재치 것 해결하셔야 하고, 남자아이라면 호텔방에서 무료로 제공해주는 500ml짜리 생수병 하나 비워서 거기에 오줌 뉘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미리 투명한 바나나 우유 빈 통을 하나 가져가서 비행기에서 셔틀버스에서 호텔 내 식당에서 아들에게 유용하게 잘 써먹었답니다. 늘 딸이 부러웠는데, 이거 하난 정말 아들이 편하다 싶더군요

 

 

7. 첫 점심식사

방에 전자레인지가 준비되어 있어서, 미리 한국에서 준비해 간 햇반과 (재래시장표) 김, 김치, 3분 미트볼, 미역국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추천해 주어서 국내 기업인 SJ글로벌에서 만든 트래블 쿠커를 하나 준비해 갔는데, 국과 라면 끓이고 음식 덮이는데 참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전기는 220V이고, 욕실에 110V라고 쓰인 콘세트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 물놀이 잘하고, 점심 잘 먹고 창에 있는 어두운 커튼까지 모두 쳐 놓고 낮잠을 재웠습니다. 참고로, 아이 들노는 어린이 풀과 유수풀은 오후 6시까지, 중앙의 메인풀은 밤 10시까지 운용합니다.

 

 

8. 다시 수영장

오후 4시 정도가 되면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가 호텔 뒤로 숨어서 햇빛 걱정 안 하고 물놀이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정도부터 그간 한산했던 풀에 사람들이 넘쳐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도 모자 벗기고, 선크림 신경 안 써도 되고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슈 풀과 메인풀은 물이 하루 종일 데워져서 인지 뜨끈뜨끈한데 어린이 풀은 나름 찹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들어가기 싫어하거나 힘들어할 정도 아닙니다. 다른 풀에 비해서 물이 차다는 거지 우리나라 일반 수영장에 비하면 훨씬 따뜻합니다. 오히려 다른 풀들이 온천 같다고 할까요?

 

 

9. 첫 저녁식사를 위해 택시 이동 ( To 마리바고 그릴)

공부하고 준비한 스케줄대로 임펠 근처에 있는 ‘마리바고 그릴’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간단하게 옷을 입혀서 나갑니다. 호텔 프런트 데스크 옆의 메인 현관에 나가서 ‘미터 택시’ 불러달라고 하면 직원 분이 알아서 무전으로 호텔 출입 정문에 연락해서 일반택시 불러줍니다. 자칫 여기서 그냥 택 시 불러 달라고 하면 공항에서 호텔로 타고 들어온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택시 내줄 수도 있으니, 꼭 미터 택시라고 말씀하시고요.

직원들은 호텔 택시를 부르건, 일반 택시를 부르건 여지없이 친절합니다. 별도의 팁도 필요 없고요. 저는 필리핀에서 팁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내심 걱정했는데, 지내다 보면 여기는 그나마 팁 문화가 아닌걸 알 수 있습니다. 나중에 밤에 골프카트 타고 호텔 안을 다 둘러봤는데(7~8분정도 소요) 운전해 준 직원이 두 손을 손사래를 치면서 팁은 안 받겠다고 하길래, 그냥 유니폼 상의 주머니에 20페소(600원) 찔러 넣어주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택시 부를 때, 시내로 나가는 셔틀을 탈 때, 식당에서 밥 먹을 때, 택시에서 내리면서 계산할 때 모두 팁을 주지 않았습니다. 영어를 쓰는 영어권인데도 팁문화가 없으니 이건 참 편하더군요. (참고로 세부에서는 택시기사나 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도 모두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줄 압니다.)

호텔 현관에서 한 3~5분 기다리면 미터 택시가 들어오고, 호텔 직원(도어맨?)은 그 택시 회사명과 번호를 손바닥만 한 종이(양식)에 기재해서 저한테 넘겨줍니다. 읽어보면 이 택시기사가 바가지를 씌우거나, 횡포를 부리거나, 기타 부당한 일이 있을 때 체크해서 호텔로 알려 달라는 내용인데 택시 기사도 호텔에 들어오면서 운전면허증을 정문 출입구에 맡기고 들어와서 그런지 의외로 친절히 잘 대해줍니다. 호텔 직원은 우리 가족이 모두 차에 탑승하면 차창을 두드려서 조수석 창문을 열게 만들고 택시기사에게 반드시 ‘미터’로 가라고 다시 한번 주지 시킵니다. 말 그대로 든든한 우리 편인 셈이죠. 호텔에 있으면서 참 뿌듯했던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호텔 정문을 나오면서 택시기사는 맡겼던 운전면허증을 다시 받고 뭐라 뭐라 따갈로그(필리핀어)로 주고받고 목적지로 출발합니다.

마리바고 그릴 까지는 택시로 10분 정도 40페소가 나왔습니다. 택시기사가 길을 헤매서 그냥 지나치려는 걸 우리가 간판을 보고 내려 달리고 했지만 나름 잘 찾아왔고요. 마리바고가 어떤 곳인가 했는데, 야외에 마련해 놓은 구이식당이더군요.

 

 

10. 마리바고 그릴

음식 대부분 맛있습니다. 파인애플 밥을 시켰더니만 파인애플 산(山)이 나와서 깜짝 놀라긴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거의 남기지 않고 다 먹었고요.

야외인지라 테이블 밑 발아래에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던 모기향을 피원 놓긴 했는데 모기가 많이 뭅니다. 준비가 가능하시다면 스프레이 형태로 다리에 뿌리는 벌레? 는 스프레이를 가져가시면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준비를 못해서 좀 더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걸 모기 때문에 조금 더 일찍 나왔습니다.

 

 

11. 다시 호텔로 이동

마리바고 그릴 정문 앞에 택시를 잡아주려는 직원이 기다리고 있는데, 저희는 호객하면서 그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오토바이 택시(?)를 재미 삼아 타 봤습니다. 위험하긴 한데, 장거리가 아니라서 타볼 만합니다. 저는 오토바이 기사 뒤에 앉았고, 애들은 오토바이에 연결해 놓은 그 무슨 탈것(?)에 올라앉았는데, 아이들 참 재미있어합니다. 길이 원래 왕복 2차선이라 속도를 내지도 못하는지라 앞 차만 졸졸졸? 아서 왔습니다. 매연은 원 없이 마셔봤습니다. ^^;

 

 

12. 호텔 정문 앞 시장에서 하차

직접 과일을 사보고 싶어서 호텔 정문 한 100미터 못 와서, 그 유명한(?) 블루베이인가 하는 시푸드 레스토랑 근처에서 내려 아이들과 함께 길을 건너 과일상 앞에 섰습니다. 두서 명의 아이들이 달라붙어서 ‘money money.’. 하다가 우리말로 ‘배고파’ 도 하고.. 구걸을 하는데 여기서 단 1페소라도 쥐어주면 그날은 거기 구경은 다 한 거라길래, 단호하게 No 만 외치면서 과일상과 흥정을 했습니다.

저희 경우는 그냥 망고스틴만 사러 들어갔는데, 거기서 마침 망고스틴을 사는 어떤 유니폼을 입은 현지인(아마도 근처 마사지샵의 직원인 듯)이 있길래, 그걸 얼마 주고 샀냐고 물었더니만, 그 여성분은 파는 아줌마 눈치를 보면서 머뭇머뭇하네요. 1Kg에 200페소 달라고 하길래, 바득바득 우기고 내일 또 오겠다고 해서 150페소에 1Kg 샀습니다. 나중에 시내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봤더니 거기서도 1Kg에 140페소 정도 하더라고요. 결론은 호텔 앞 재래시장에서도 흥정 가능하다는 겁니다. ^^v

재래시장에서 임페리얼 팰리스까지 가는 길은 밤이라서 그런지 참 무시무시합니다. 여기저기에서 시커먼 삐끼 아저씨들이 달라붙습니다. 100m 남 짓거리 이긴 했지만 사실 저도 좀 긴장했던 건 사실이고요. 한국 마트랑 도넛 가게 같은 것들이 있긴 한데 그다지 들어가고 싶진 않더라고요. 좀 걸어서 셰퍼드를 데리고 경비를 서고 있는 호텔 정문을 들어서면서 안심이 됐습니다.

 

 

13. 호텔 방에서

호텔 각종 기자 재류에 Made in Korea 가 많습니다. 변기는 대림이고 TV는 삼성이고, 뭐 그런 식인데 PDP TV도 훌륭하고요. 저희는 PMP와 TV를 연결시킬 수 있는 케이블을 3천 원 주고 사가서 TV를 통해 평소에 아이들이 보고 싶어 하던 파워레인저 같은 만화를 아주 실컷 보여주었습니다. 평소 다른 호텔이나 휴양지에 가면 밤엔 할 게 없어서 징징거리기도 하고, 놀아달라고 보채기도 하던 아이들이 갑작스레 조용해져서 참 좋더군요. 가능하시다면 스마트폰이나 PMP 추천합니다.

(물론 낮에는 원 없이 함께 논다는 원칙을 세운 후에 나름 심사숙고하며 결정했었는데 잘했다 싶습니다.)

 

 

14. 2박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 평소처럼 조식

 

15. 무료 셔틀로 아얄라 몰로 이동

어제 강렬한 햇? 에 워낙 몸을 태워 생고생을 하고 가급적 한낮의 수영은 피하기로 해서 호텔 셔틀을 타고 시내의 아얄라 몰로 나갔습니다. 셔틀은 물론 무료이고요. 2층 현관에 가서 미리 예약만 하면 됩니다. (예약 안 해도 태워주는 것 같긴 합니다.)

1시간 정도 걸리고요. 가는 길 오는 길 가끔 막히긴 해도 시간은 기가 막히게 맞춥니다. 저희 경우는 오는 셔틀 편에서 무려 1시간 동안 아이들 낮잠을 재울 수 있어서 오자마자 햇빛 숨은 풀에서 또 즐겁게 수영할 수가 있었습니다.

 

환전에 관한 이론(?)들이 많은데요 어찌하시던 다 비슷비슷하겠지만 저는 미리 시티은행에서 계좌 터서 아얄라 몰 옆의 시티은행에서 페소로 인출했습니다.

아얄라 몰, 우리로 치면 삼성동의 코엑스 같은 곳입니다. 이것저것 샵들도 많고요. 커다란 마트도 있습니다. 7D 망고가 맛있다고 무슨 공장도 가고 하신다는데, 우리는 그만큼은 필요 없길래 마트에 들어가 봤더니 많더라고요.

아이들이나 저, 팔 좀 그만 태우려고 물에서 입을 토시 같은 스포츠용품도 구매했습니다. 쇼핑할만한 상품은 대부분 우리나라랑 가격이 비슷한 것 같다는 게 저희 집사람 의견입니다. 쇼핑할 동안 아이들은 지하 1층에 있는 실내 어린이 놀이터에 있었습니다. 커다란 미끄럼들 하나, 시소 하나, 무슨 배 모양의 탈 것 이 하나 있는데요. 아이들 나름 재미있게 잘 놀았습니다. 당연히 무료이고요. 보호자도 놀이터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쉴 수 있습니다. 단 들어가려면 아이들이고 어른들이고 양말을 신어야 합니다. 아마도 미끄럼틀 타다가 살이 벗겨지거나 할까 봐 그런 것 같던데, 이십 대 청년 남자 두 명이 놀이터에서 애들 다치지 않게 케어하면서 시소도 태워주고 미끄럼틀 타고 내려오는 애들 잡아주기도 합니다.

 

 

16. 피자 구입

저녁에 먹을 피자를 구입했습니다. 무슨 하와이안 피자인데 평소 피자는 쳐다도 안 보던 우리 아이들이 엄아 아빠는 한 조각밖에 못 먹을 정도로 식탐을 부리더군요.. ^^; 패밀리 사이즈를 구입했는데 우리나라 패밀리 사이즈 생각하시면 낭패 봅니다. 사이즈가 좀 작거든요. 피자 구매해서 호텔에 돌아와서 먹으면서 저녁 값 또 확~ 줄이고.. 호텔로 돌아와서 다시 물놀이 시작했습니다.

해가 져서 피부 벗겨질 걱정 안 하고 물놀이 실컷 할 수 있었습니다. 바닷가에 걸어 나가서 어설픈 스노클링을 했는데, 사진에서 많이들 보신 것처럼 해변은 썰물 때도 끽해야 한 2~3 미터 모래사장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이 모래놀이 하기에는 많이 좀 부족한 편이지요.

 

그래도 열대어들이 겁이 없어서 그런지, 물안경 쓰고 잠수만 하면 다리 사이로 이만치 많이들 떼를 지어 돌아다닙니다. 저희는 기내에서 받은 빵을 뜯지 않고 가져온 게 있었는데 빵을 부숴서 줬더니만 고기 떼가 정말 많이 모이더라고요. 혹시 스노클링 장비가 있으시다면 가져와서 구경해 볼만 하지만 별도의 호핑투어 할 계획이 아니라면 굳이 스노클링용 장비를 구매하시는 건 비추입니다. 물속 들여다봐? 자 그냥 모랫바닥만 있거든요.

해변은 우리나라 동해안 보단 덜하지만 조금 바다로 들어가면 물이 바로 어른 목에 찹니다. 아이들에겐 많이 위험한 편이죠. 해변 폭은 2~3미터, 길이는 끽해야 한 50미터 정도이지만 여기도 수상안전요원이 변함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바다에 못 내려가게 닫는 시간은 6 시구요.

 

저희는 아이들과 약속만 하고 하지 못한 게 있는데 바로 그 좁은 바닷가에서 새끼 손톱만 한 게를 잡는 거였습니다. 썰물일 때 계단으로 바닷가로 내려가기 전에 위에서 내려다보면 1미터 남짓 아래에 손톱만한 구멍 밖에서 왔다 갔다 하는 투명한 새끼 게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여기서 게 잡겠다고 손으로 구멍을 파헤치고 놀기도 합니다. ^^ 밀물/썰물 떼를 잘 맞추면 이것도 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해변 입수가 가능한 6시가 종료되고 나서 메인풀로 옮겨서 계속 아이들과 물장난을 치고 놀았습니다. 바닷가, 유수풀, 어린이풀 모두 오후 6시에는 폐장하기 때문에 메인풀에 사람들이 다 모이는데,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면 풀 안과 밖으로 예쁜 조명이 켜지고 또 레크리에이션 하는 팀(남자 하나/ 여자 둘?)들이 나와서 함께 추는 춤도 추고, 라이브 음악도 부르고 재미있어집니다.

 

아이들도 늘 환한 때에만 물놀이하고 놀다가 이렇게 깜깜한 때에 엄아 아빠랑 신나게 놀다 보니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유수풀, 어린이풀은 물론 메인풀에서도 집에서 가져간 튜브 사용 가능합니다. 매번 물놀이 갔다가는 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집에 데려가려는 엄마 아빠의 실랑이가 있었는데, 이번만큼은 이제 그만하고 집에 가고 싶다고, 배고프다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17. 마지막 날, 아침 식사 후 오후 2시 반까지 물놀이 낮잠 후 체크아웃

마지막 날, 밤엔 밤 12시 반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할 것에 대비, 호텔 측에 Late check out을 요청해두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2시 반에 물놀이 그만하고 방으로 돌아와서 깨끗이 씻긴 후에 2시간 반 정도 낮잠을 재울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공항이나 비행기 기내에서 느낀 거지만 정말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힘들어서 아주 난리가 아니었거든요. 돈 50달러면 6만 원인데, 밤 12시 반까지 쌩쌩했던 아이들을 바라보면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직원 말로는 대략 7시 정도까지만 체크아웃하면 된다고 하는데 저희는 6시 40분쯤 되니까 방으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7시에 맞춰 나가려고 기다렸다가 별 무리 없이 체크아웃할 수 있었습니다.

 

 

18. 마리나 몰에서 저녁식사

블루베이 아니면 마리나몰에 있는 무슨 '~타이' 인가하는 태국 음식점인데, 이틀 전 미터 택시를 불렀던 것과 마찬가지로 호텔 측에 미터 택시 불러달라고 해서 나갔습니다.

닭을 넣은 쌀국수부터 게요리, 새우요리까지 좀 짜긴 했지만 맛있게 많이 먹었습니다. 한 1,100페소 정도 나온 것 같고요. 호텔 바로 앞에 있는 블루베이도 평이 나쁘진 않았지만 그제 호텔 밖 살벌한 풍경에 지레 질린 집사람이 하도 겁을 먹고 있어서 택시를 타고 공항 너머에 있는 마니라 몰로 다녀왔습니다.

마리나 몰은 그다지 훌륭하지 않습니다.

그냥 음식점이 좀 모여있고 비교적 큰 마트가 하나 있는 게 다구요. 그 근처엔 그닥 다녀볼 만한 곳이 없답니다. 마지막 날이건 언제건 시원한 곳에서 대충 시간 때우는 장소로는 마니라 몰 절대 비추입니다.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는 미터 없이 150페소를 주고 왔는데, 한국인이 봉으로 보이는지 여기저기서 250페소/300페소를 부르더라고요. 카페 여기저기 보면 세부에서는 미터로 잘 안 가려 한다고 많이 쓰여 있는데, 다소 과장된 것도 있는 것 같고요. 호텔에 다시 도착. 밤 9시 반입니다.

 

 

19. 공항으로 가는 호텔 택시 11시.

1시간 반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 시간이 참 난감합니다. 들어갈 호텔방은 없지, 날은 덥지 그래도 아이들이 낮에 3시간 가까이 재워놔서 졸려하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옆에 보니까 아이들 보채고, 울고 대충 로비 소파에 누워서 재우면서 부채질하고 아주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너무 더워서 호텔 내 아무 층에나 올라가서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한 시간 정도 때우고 있었는데, 나중에 공항이 거기보다도 더 시원한 걸 알고는 후회막급했습니다.

혹시나 호텔에서 무료하게 시간만 죽이고 있으실 분들이라면 바로 공항에 가셔서 수속하고 공항 내에서 계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또 밤 비행기 타시는 분들 중에 낮 12시에 체크아웃하고 수영장에서 놀다가, 수영장 샤워기에서 샤워하신 후 화장실에서 아이들 옷 갈아입히시는 분들 있는데 아이들 있다면 저는 절대 비추! 하겠습니다. 아이들 힘들어서 밤까지 힘들고, 또 호텔이지만 야외에 있는 화장실이라 그다지 옷 갈아입을 정도로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레이트 체크아웃 비용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인데, 가능하시다면 깨끗한 호텔방에서 아이들 2~3시간 낮잠도 푹 재우고 깨끗하게 옷 갈아입히실 것을 추천합니다.

 

사실, 호텔 현관에 이야기해서 공항으로 가는 미터 택시를 불러달라고 해도 안 불러줄 분위기는 아닙니다만, 제 경험으로는 그 시간에 공항에 미터요금으로 가려는 택시가 없습니다. 아까 식사하고 밤 9시 반쯤 들어왔더니만 그 시간엔 호텔 정문 밖에 서 있는 택시가 거의 없더라고요. 미터로 간다면 150 페소면 족할 것 같긴 하지만, 위험하기도 하고.. 또 택시도 없고요.

밖에 나와서 잡는다면 흥정해서 300페소는 달라고 한다는데 싶어서 차라리 100페소 더 주고 호텔 택시로 움직였던 건데 이것도 잘했다 싶습니다. 참! 이 서비스 말고, 밤 10시 반 경에 호텔 셔틀버스로 공항에 태워다 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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